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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기술, 아이의 독립과 사회생활에 꼭 필요하다는 거 아시나요?
Min Jung KwonShare
아이의 언어·사회성에 대한 중재는 열심히 받고 있는데,
“왜 아직 화장실은 혼자 못 가는 걸까?”
“언제쯤 스스로 옷 입고 정리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자조기술(Self-Care Skills)은 옷 입기, 식사, 화장실 사용, 양치처럼 일상에서 반복되는 자기 관리 기술입니다. 단순한 생활습관을 넘어서, 자조기술은 아이의 자존감, 사회적 책임감, 독립성, 그리고 성공적으로 청소년기와 성인기를 준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자조기술은 단순한 독립이 아니라 ‘적응행동’의 한 축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적응행동(Adaptive Behavior)은 다음 세 가지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사회화 (Socialization)
의사소통 (Communication)
일상생활기술 (Daily Living Skills, DLS)
다들 따로따로 생각하고 계시는 경우가 많지만, 이 세 가지는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고 특히 자조기술(DLS)은 단기 중재의 우선순위에서 종종 밀리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아이가 독립적인 성인이 되기 위해서 DLS는 필수적이고 결정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놀라운 건 인지 능력(IQ)이 높다고 해서 자조기술도 잘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Kenworthy et al., 2010).
🔎 자녀가 어느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확인해보셨나요?
Early intervention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영역 중 하나인 ‘화장실 가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부모님이 “우리 아이는 화장실을 잘 못 가요” 혹은 “혼자서 잘 갔다 와요”라고 말씀하시지만,
실제로는 어떤 단계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어떤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화장실 사용하기’라는 행동은 단순해 보이지만, 다음과 같이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가기
-불 켜기
-바지 내리기
-변기에 앉기
-휴지 사용
-손 씻기
…
이처럼 간단해 보이는 일상 기술도 16단계 이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단계에서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도움이 필요한지를 기록하면서 아이가 어디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화장실 자조기술 체크리스트 무료 다운로드] (link)
✔️ 데이터 기반으로 도와주기: “점수는 시작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다음과 같은 수행을 보였다고 가정해볼게요:
행동 단계 | 수행 여부 | 도움 수준 |
---|---|---|
화장실에 가기 | 가능 | 최소 도움 |
바지 내리기 | 불가능 | 최대 도움 |
변기에 앉기 | 가능 | 중간 도움 |
손 씻기 | 불가능 | 최대 도움 |
이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은 단순히 '못 한다'가 아니라,
-어떤 단계에서 아이가 어려움을 받는지
-어느 정도의 도움을 반복해서 받고 있는지
-무엇을 먼저 가르쳐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점입니다.
이런 정보는 그 자체로도 아이에 대한 데이터와 미래 중재계획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 시각적으로 구조화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정 단계가 어려운 경우 다음과 같이 접근해 보세요:
1) 시각적 순서표 만들기: 그림카드, 사진 등을 이용해 각 단계를 눈에 보이게
2) 다양한 도움 제공하기: 처음에는 손잡아주기(최대 도움) → 점점 손짓/시선유도(최소 도움)로 전환
3) 변기에 앉는 것이 어려운 경우: 보조변기, 발판, 소리 줄이기 등 감각 환경 조절
4) 손 씻기 싫어하는 아이: 냄새 없는 비누, 좋아하는 타이머, 노래 활용
👉 핵심은 "내 아이에게 맞춘 단계별 전략”을 세우는 것이겠죠.
🧠 외현화 행동이 자조기술을 막는 경우도 있어요!
적어도 10살부터는 반드시 자조기술을 하나씩 가르쳐야, 배우지 않은 아이들보다 2년 이상 차이로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Duncan et al., 2018).
Baker et al.(2021)은 14세 이상의 ASD 청소년의 경우 자조기술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로 외현화 문제행동을 꼽기도 했습니다. 공격성, 감각 회피 행동이 심할 경우, 가족이 ‘위험할까봐’ 연습할 기회도 주지 않는 거죠.
공격적인 행동이 있는 아이는 부엌 출입 자체가 제한될 수 있어 요리기술을 배울 기회를 잃을 수 있고, 감각 민감성이 강한 아이는 계절에 맞는 옷을 갈아입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행동을 보이는 아이는 칭찬과 시도 기회를 적게 경험하게 되고, 자조기술을 연습할 기회 자체가 줄어들게 됩니다.
아이가 또래보다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느껴질 때, 가끔은 언어보다 자조기술이 더 연습 되어야 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는데요. 아이가 스스로 해냈다는 경험은 자존감을 만들고, 타인과 관계 맺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 잊지 말세요! 정확히 ‘무엇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Reference
Baker, E., Stavropoulos, K. K. M., Baker, B. L., & Blacher, J. (2021). Daily living skills in adolescents with autism spectrum disorder: Implications for intervention and independence. Research in Autism Spectrum Disorders, 83, 101761.
Duncan, A., Ruble, L. A., Meinzen-Derr, J., Thomas, C., & Stark, L. J. (2018). Preliminary efficacy of a daily living skills intervention for adolescents with high-functioning autism spectrum disorder. Autism, 22(8), 983-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