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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스위칭 vs. 트랜슬랭귀징: 언어지도할 때 참고해주세요
Min Jung KwonShare
이중언어 혹은 다중언어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아이가 말할 때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전환하는 것을 우리는 코드스위칭(code‑switching)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또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학교 숙제를 도와주신다거나 책 읽을 때 이중언어 발달을 도와주고 싶다거나 하실 때 사용하는 전략은 보통 트랜슬랭귀징(translanguaging)이라고 합니다.
이 두 개념을 정확히 구분하면 아이들의 언어 발달 이해나 지도를 하실 때 도움이 되실 것 같아 아래에서 주요 차이점과 활용 방법에 대해 오늘은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코드스위칭과 트랜슬랭귀징이란?
1) 코드스위칭은 대화 중 특정 단어나 구를 다른 언어로 바꿔 말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I ate 순두부찌개 for lunch” 같은 문장에서 한국어와 영어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습니다.
2) 트랜슬랭귀징은 두 언어를 ‘나눠 쓰는’ 것이 아니라 한 언어적 자원으로 통합해 의미를 전달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영어로 배운 개념을 한국어로 설명하면서 이야기하거나, 한쪽 언어로 질문을 던지고 다른 언어로 답하는 것처럼 두 언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학습을 심화시키는 방식입니다.
둘 다 아이의 다양한 언어 능력을 풍부하게 키울 수 있기 위해 만들어진 전략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이의 이중언어 능력에 도움이 많이 되겠죠?
아래에서는 연구 근거를 토대로 두 개념의 차이를 간단히 비교하고, 집에서 시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들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코드스위칭과 트랜슬랭귀징의 차이점
구분 | 코드스위칭 | 트랜슬랭귀징 |
---|---|---|
정의 | 한 문장이나 대화에서 두 언어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 | 두 언어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전략 |
주된 목적 | 어휘를 보완하거나 상대에 맞춰 언어를 바꿔 효율적으로 표현 | 두 언어의 자원을 모두 활용해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사고 확장 |
특징 | 무의식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스위치’ | 의도적으로 두 언어를 섞어 설명·토론·학습에 활용 |
연구 근거 | 코드스위칭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며 두 언어 능숙성의 신호 | 숙제를 가정 언어와 학교 언어로 번갈아 수행하면 단어와 개념을 더 깊이 이해함 |
코드스위칭은 빠르면 생후 8~10개월 무렵부터 시작되어, 39개월 유아는 물론 초등 저학년 아동에게도 흔히 관찰되는 자연스러운 언어 현상이며 (Schott et al., 2020; Smolak, 2020), 트랜스랭귀징은 보통 유치원 이후 아이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 교사나 부모가 의도적으로 활용할 때 언어 이해와 표현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Aleksić, 2022).
왜 중요한가? 연구와 사례
코드스위칭과 트랜슬랭귀징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아이의 언어 발달에 해롭다”는 믿음 입니다. 심지어 학교에서 '트랜슬랭귀징'을 사용해달라고 조언 받은 유치원 교사들도 그것이 아이들의 언어발달에 해를 입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하네요 (Aleksić, 2022).
그러나 최근 연구들을 살펴보면 두 현상이 이중언어 습득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코드스위칭은 단어 학습을 돕는다. 프랑스·영어 이중언어 가정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부모가 대화 중 코드스위칭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의 이해를 돕고 새로운 어휘를 가르치기 위해서 였습니다 (Kremin, L. V., 2022) 이러한 어휘 강조는 아이가 두 언어의 의미를 연결하고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트랜슬랭귀징은 이해를 깊게 한다. Multilingual Parenting에서 제시한 학습 모델에 따르면, 아이가 숙제를 자신의 편안한 언어로 설명하고, 부모가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토론한 뒤, 숙제를 학교 언어로 작성하면 단어와 개념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고 합니다 (multilingualparenting.com.) 두 언어를 오가며 사고하는 과정이 학습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말이죠.
- 두 언어를 모두 인정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NAEYC(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ducation of Young Children)에서도 가정과 공동체에서 환경 글자를 함께 읽거나 미술 활동에서 색깔과 모양을 두 언어로 표현하는 등, 아이의 모든 언어 자원을 존중하는 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naeyc.orgnaeyc.org).
집에서 해볼 수 있는 코드스위칭 책 활동
코드스위칭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부모가 이를 활용해 아이의 두 언어 어휘와 표현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다음 활동을 참고해보세요.
1. 장면에 따라 언어 바꾸기
준비물: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Where's Spot by Eric Hill
활동 방법:
이야기 속 캐릭터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를 달리해보세요.
예: 한 사람은 영어만, 한 사람은 한국어만
🏞 강아지 (영어):
“Is he in the box?”
🏡 숨어있는 00 (한국어):
“아니 아니!!”
이 활동은 장소, 상황에 따라 언어를 선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코드스위칭 연습이 됩니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트랜슬랭귀징 활동
트랜슬랭귀징은 두 언어를 통합적으로 활용해 학습과 사고를 확장하는 전략입니다. 다음은 가정에서 시도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1. 트랜슬랭귀징을 통해 숙제하기
방법:
1) 아이가 숙제 내용을 먼저 자신이 편한 언어로 설명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 숙제라면 한국어로 개념을 설명하게 하는 겁니다.
2) 부모는 가정 언어(예를 들어 한국어)로 내용을 다시 토론하며 이해를 했는지 확인합니다.
3) 마지막으로 숙제는 학교 언어(영어)로 작성하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두 언어로 과제를 설명하고 이야기하며 작성하는 과정에서 단어와 개념을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다양한 연구에서도 이런 학습 모델이 언어 발달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책 읽기와 이야기 재구성
준비물: 같은 이야기를 다양한 언어로 (번역본 포함).
영어와 독어책입니다. 이렇게 같은 책을 다양한 언어로 읽는 시간을 가지면 더 효과적입니다!
책 읽기 방법:
1) 영어, 한국어, 혹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다른 언어(독일어 같은) 책으로 같은 이야기를 읽어줍니다. 같은 날에 다 읽어 주시기 보다는 날짜별로 다른 언어를 읽어 주시거나, 그 언어를 사용해주시는 부모님이 읽어 주시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는 한국어, 아빠는 독일어).
2) 읽은 내용을 가족과 함께 이야기 해볼 때 두 언어를 자유롭게 섞어 사용하게 해주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 부모님이 한국어로 답하는 식으로요!
이야기를 두 언어로 읽고 다시 표현하는 과정은 언어 이해와 표현력을 높이고, 이야기 구조를 깊이 있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 오늘은 코드스위칭과 트랜슬랭귀징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무엇보다 아이가 언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재미있게 사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겠습니다 :)
아이가 두 언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시고,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통해 매일매일 꾸준히 기회를 주시면 아이가 두 언어 모두에 자신감을 갖고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Reference
Aleksić, G, (2022). Misunderstanding translanguaging in preschoolers. Research Outreach, 134.
Kremin, L. V., Alves, J., Orena, A. J., Polka, L., & Byers-Heinlein, K. (2022). Code-switching in parents' everyday speech to bilingual infants. Journal of child language, 49(4), 714–740.
Schott, E., Mastroberardino, M., Fourakis, E., Lew-Williams, C., & Byers-Heinlein, K. (2020). Fine-tuning language discrimination: Bilingual and Monolingual infants’ detection of language switches.
Smolak, E., de Anda, S., Enriquez, B., Poulin-Dubois, D., & Friend, M. (2020). Code-switching in young bilingual toddlers: A longitudinal, cross-language investigation. Bilingualism (Cambridge, England), 23(3), 50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