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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언어 아이들은 이중언어 아이들과는 어떤점이 다를까요?
Min Jung KwonShare
오늘날 점점 더 많은 가정에서 다중언어 환경을 경험하고 있지만, 이중언어와 다중언어의 차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용어는 모두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1) 이중언어란 두 가지 언어를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중언어 사용자는 두 언어를 모두 말하고, 읽고, 이해하는 데 능숙합니다. 이는 두 언어가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 있는 가정에서 자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됩니다.
2) 다중언어는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세 가지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입니다. 세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특히 많은 언어가 존재하는 문화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아이들이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 여러 언어에 노출되어 자라는 경우입니다.
이중언어와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유사한 점도 있지만,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만의 고유한 특징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장점에 대해 알아보고, 이중언어와 다중언어 발달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왜 그 차이가 중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다중언어 아이들만이 겪는 특별한 발달의 양상
세 가지 이상의 언어에 노출된 다중언어 아이들은 이중언어 아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한다고 하는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우세한 언어의 변화
다중언어 아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우세한 언어가 계속 바뀔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중언어 아이들은 두 언어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중언어 아이들은 세 개 이상의 언어를 다루기 때문에, 한 언어가 다른 언어들보다 우세해지는 시점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집에서는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하다가, 영어 환경에 노출되면 영어가 우세한 언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래의 언어들에서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당연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2. 언어마다 분포된 어휘
또한 다중언어 아이들은 이중언어나 단일언어 아이들보다 어휘력이 더 분산되어 있습니다. 다중언어 아이들은 더 여러 언어를 습득해야 하기 때문에 한 언어에서는 많은 어휘를 알고 있지만, 다른 두 언어에서는 상대적으로 어휘가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꼭 발달지연인 것은 아닙니다. 단지 어휘가 여러 언어에 분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세 가지 언어에 노출된 두 살 아이들이 각 언어에서 이중언어 아이들보다 적은 어휘를 사용했다고 보고되었지만, 세 언어를 모두 고려했을 때 총 어휘는 이중언어 아이들보다 더 많거나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De Houwer, 2009).
3. 인지적 유연성과 실행 기능
다중언어 아이들에게는 인지적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큰 이점이 있는데요.
여러 언어를 계속해서 전환하며 사용하다 보면 뇌가 그만큼 많은 언어적 처리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집중력, 기억력, 인지적 유연성 같은 실행 기능을 강화 시킨다고 합니다.
또 연구에 따르면 다중언어 아이들은 주어진 과제에서 주의력을 전환하거나, 불필요한 정보를 억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고, 더 나아가,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늦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여러 언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뇌를 계속 자극하기 때문에 인지적 저항력이 더 높아지는 것입니다(Bialystok, 2001; Schroeder & Marian, 2017).
사회적·정서적 발달: 다문화적 공감 능력의 향상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단순히 언어 능력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서적 발달에서도 특별한 모습들을 보입니다. 다중언어 아이들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타인의 관점을 존중하며,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운다고 합니다.
1.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 향상
여러 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은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 즉 'perspective-taking' 능력이 뛰어납니다. 단순히 언어를 넘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인데요. 연구에 따르면, 다중언어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은 모국어만 사용하는 아이들보다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4~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다중언어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이 성인의 요청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사회적 인지 능력이 발달했음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Fan et al., 2015).
2. 문화적 공감 능력의 향상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 즉 문화적 공감 능력이 높습니다.
여러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각 언어가 담고 있는 문화적 맥락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들이 아이들의 정서적 지능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이런 경험들은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3. 정서적 표현과 자기 인식의 향상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더 풍부한 어휘와 표현 방법을 갖추게 됩니다. 예를 들어, 슬픔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가 언어마다 다를 수 있는데, 이런 다양한 표현들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자기 인식과 정서 조절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지며,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Fan et al., 2015).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언어 우세의 변화, 언어 지연 등을 겪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중언어 환경은 아이들에게 인지적 유연성, 사회적 공감 능력, 정서적 회복력 등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부모님과 교육자들이 다중언어 아이들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가정과 학교에서 다중언어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전략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Reference:
Bialystok, E. (2001). Bilingualism in development: Language, literacy, and cogni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Byers-Heinlein, K. (2013). The role of cultural and linguistic diversity in the development of bilingual children. In J. S. G. Kohnert, D. W. Ball, & M. H. K. Silva (Eds.), The Handbook of Language and Communication Disorders (pp. 174-190). Wiley-Blackwell.
De Houwer, A. (2009). Bilingual first language acquisition. Multilingual Matters.
Fan, S., et al. (2015). Early exposure to a multilingual environment promotes effective communication. Psychological Science.
Schroeder, S., & Marian, V. (2017). Cognitive consequences of trilingualism. International Journal of Multilingualism.